면허를 따고 3년이 지났는데 한 번도 운전대를 잡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운전이 더 무서워지더라고요. 남편이 출근할 때 짐을 옮겨야 하거나 아이를 어디 데려다줄 때면 항상 남편에게 부탁해야 했습니다.
내 자유가 정말 없었습니다. 친구들이 카페 가자고 하면 '남편 일정 봐야 해' 이러고, 엄마가 병원 다녀오라고 해도 '남편이 안 되면 힘들어' 이렇게 말했거든요. 가까운 마트도 남편한테 부탁하기가 미안해서 아이에게 '아빠가 바빠서 다음에 가자'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마흔 살이 되니까 이게 너무 답답하더라고요.
그러다가 정말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습니다. 지난 3월 어느 일요일, 아이가 갑자기 손목을 삔 것 같았는데 부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출장이 있었고 어머니는 지방에 계셨습니다. 응급실을 가야 하는데 택시를 기다리는 30분이 정말 길었습니다. 아이는 울고 있고 내 마음도 철렁했거든요. 그날 밤 남편이 들어와서 '이번엔 진짜 운전배워야 해' 이렇게 말했고, 나도 그때 깨달았습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걸요.
네이버에 '의정부 초보운전연수'를 검색했습니다. 정말 많은 업체가 있었는데, 가격이 천차만별이었습니다. 10시간 기준으로 35만원부터 50만원까지 있었습니다. 자차로 연수 받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의정부 방문운전연수'도 검색했는데 비슷한 가격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내 차로 직접 배우는 쪽으로 결정했습니다. 어차피 내 차에서 다닐 건데, 내 차의 위치와 크기에 익숙해지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의정부 민락동에 있는 운전학원으로 전화했을 때 예약이 빨리 잡혔습니다. 가격은 10시간에 42만원이었습니다. 처음엔 좀 비싸다 싶었는데, 선생님 경력이 15년이라고 하셨고 회원 리뷰가 정말 좋았습니다. 남편이 '이거 진짜 돈이 아깝지 않을 거야' 이렇게 말해줬을 때 정말 고맙더라고요. 내 미래에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예약을 확정했습니다.
1일차는 화요일 오전 10시였습니다. 의정부 민락동에서 출발해서 처음 30분은 조용한 아파트 단지 도로에서 기초부터 배웠습니다. 선생님이 '핸들 위치, 룸미러 각도, 발판 위치 먼저 다 확인하고 시작해야 해요' 라고 하셨습니다.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정말 중요했습니다. 시동도 제대로 거는 법부터 배웠거든요.
그 다음에는 의정부 흥선동 쪽으로 나갔습니다. 그곳이 신호도 적당히 있고 차도 많지 않아서 처음 연습하기 좋다고 하셨습니다. 처음 왕복 4차선 도로를 나갔을 때 손이 떨렸습니다. 뒤에서 차가 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백미러를 계속 본 것 같아요. 선생님이 '너무 긴장하지 말고 신호만 봐요. 뒤는 내가 봐줄게요' 라고 해주셨을 때 조금 안심했습니다.
가장 무서웠던 건 좌회전이었습니다. 신호에서 대향선 차량이 올 때 타이밍을 못 잡겠더라고요. 정지선 위치도 헷갈렸고요. 선생님이 '맞은편 신호가 빨강이 되고 차들이 멈추면 천천히 출발하세요. 핸들도 미리 살짝 틀어놓고요' 라고 하나하나 설명해주셨습니다. 이 설명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2일차 목요일에는 주차장 연습을 했습니다. 의정부 민락동 큰 마트에 가서 3시간 동안 거의 주차만 했습니다 ㅋㅋ 앞으로 들어가는 주차도 어려웠고, 옆차 사이에 들어가는 주차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후진할 때 거리감이 아예 안 잡혔거든요. 처음에는 3번이나 다시 빼고 들어갔습니다. 선생님이 '괜찮아요. 처음엔 다 이래요. 천천히 해도 된단 말이에요' 라고 위로해주셨을 때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선생님이 중요한 팁을 알려주셨습니다. '사이드미러에 옆 차가 절반 정도 보이면 핸들을 꺾어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들어가거든요' 라고 했는데, 이 말이 정말 신기하게 잘 맞았습니다. 3번째부터는 감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에는 평행주차까지 성공했거든요. 그날 저녁에 남편한테 '오늘 주차 됐어!' 이렇게 신나서 얘기했습니다 ㅋㅋ
3일차 금요일에는 실제로 우리가 자주 가는 길을 연습했습니다. 아이 유치원까지 가는 코스였는데 신호도 많고 회전도 있고 주차도 있는 완벽한 실전 코스였습니다. 의정부 흥선동 근처에서 출발해서 시내로 나가는 길이었는데, 차들도 제법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긴장했는데, 2일간 연습한 것들이 떠올라서 조금 자신감 있게 운전했습니다. 선생님이 '보세요, 당신 하면 돼요' 라고 격려해주셨을 때 정말 좋았습니다.
유치원 앞에서 평행주차를 했을 때는 한 번에 성공했습니다. 선생님이 '와, 이제 정말 혼자 가도 괜찮겠어요. 충분히 가능하세요' 라고 했을 때 정말 울컥했습니다 ㅠㅠ 3일 10시간 동안 이렇게나 변할 수 있다니 신기했거든요. 선생님이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이에요. 당신은 충분히 할 수 있어요' 라고 마지막에 격려해주셨습니다.
10시간 비용 42만원을 생각해보니 정말 가성비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지난 3년간 택시비, 남편한테 부탁하기 스트레스, 그리고 자유 없는 생활을 생각하면 이건 진짜 투자가 아니라 인생 투자였습니다. 내돈내산으로 받은 이 수강료는 정말 아깝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걸 왜 더 일찍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입니다.
지금은 연수 끝난 지 2개월이 되었습니다. 매일 운전하고 있습니다. 아이 유치원도 혼자 데려다주고, 친구 만날 때도 내가 운전해서 가고, 지난주에는 친정 가는 길에 들렀던 카페도 나 혼자 드라이브해서 갔습니다.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이제야 알겠더라고요. 아이도 아빠만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내가 필요하면 내가 직접 해결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같은 상황의 언니들에게 정말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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