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면허를 따고 정확히 5년을 운전대를 잡지 않았습니다. 5년이요. 정말 긴 세월이었습니다. 어떻게 살았냐고요? 버스와 지하철로만 다녔습니다. 아이도 없었고 일도 직장 근처였으니까 굳이 운전할 필요가 없었거든요. 남편이 있으니까 주말에 나들이 갈 때도 남편이 운전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면서 모든 게 바뀌었습니다. 남편은 자기 일이 많아져서 주말도 일을 하기 시작했고, 저는 아이 한 명을 데리고 버스를 타고 다녀야 했습니다. 아이가 유모차 타면서 버스 계단이 얼마나 답답한지... 정말 죽겠더라고요. 겨울에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 택시를 45분을 기다렸을 때, 그때 정말 결심했습니다. 더 이상 못 살겠다고요.
의정부 녹양동에 사는데 거기서 운전연수를 검색해봤습니다. 국비지원 같은 건 없을 것 같고, 결국 저한테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자차운전연수를 찾아봤습니다. 내 차에 익숙해지는 게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방문수업도 가능해서 좋았습니다. 비용은 15시간 코스에 50만원대였어요. 초반에는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니까 결정했습니다.
예약하던 날 상담원이 '5년을 운전 안 하셨으니까 천천히 해도 괜찮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습니다' 라고 해주더라고요. 그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됐는지 몰라요. 불안감이 좀 사라졌습니다.
1일차는 정말 손에 땀이 났습니다. 선생님이 도착하셨을 때 제 차를 먼저 살펴봤어요. 타이어, 백미러, 경음기 위치, 계기판... 이런 것들을 다 설명해주셨습니다. '처음에는 내 차를 아는 게 중요해요. 차도 여자예요. 신경을 써줘야 합니다' 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의정부 녹양동 주변 조용한 도로에서 시작했는데, 먼저 시동 거는 것부터 떨렸어요. 5년 만에 시동을 걸면서 눈물이 나올 뻔했습니다. ㅠㅠ 선생님이 '괜찮습니다, 천천히 가보세요. 네 차가 너를 도와줄 거야' 라고 하셔서 겨우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처음 30분은 정말 느렸습니다. 시속 20km 정도로만 움직였어요. 그래도 선생님은 격려해주셨습니다. '감 잡으시는 중이에요, 이 속도가 맞습니다. 충분합니다' 라고. 의정부 녹양동 근처 이면도로에서 1시간을 이렇게 보냈어요. 하지만 이 1시간이 정말 중요했습니다. 기초를 제대로 잡는 시간이었거든요.
1일차 오후에는 더 큰 도로로 나갔습니다. 신호등이 있는 도로였어요. 신호 맞추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처음에는 매번 신호에서 멈춰버렸습니다. 선생님이 '신호가 파란색으로 바뀌자마자 천천히 출발하세요.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라고 계속 반복해서 알려주셨어요. 반복되니까 조금씩 감이 왔습니다.
2일차는 좀 더 자신감이 생겼어요. 선생님이 '어제보다 훨씬 낫습니다. 차가 당신을 기억하고 있어요' 라고 칭찬해주셔서 그런 것 같아요. 이날은 평행주차와 후진주차를 배웠습니다. 의정부 녹양동 근처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연습했는데... 처음에는 정말 못 했어요. 거리감이 완전히 안 잡혔거든요. ㅋㅋ
근데 선생님이 '사이드미러 보기, 백미러 보기, 옆 창으로 보기' 이렇게 3가지를 동시에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처음엔 정신없었는데 4번, 5번 반복하니까 확 이해가 됐어요. 마지막에는 혼자도 잘할 수 있게 됐습니다. 주차가 이렇게 체계적인 거구나 하는 생각도 처음 들었어요.

2일차 점심 후에는 실제 큰 도로에 나갔습니다. 신호가 많은 왕복 4차선 도로였어요. 차도 많고 신호도 많았는데 선생님이 옆에 있으니까 꽤 괜찮았습니다. 특히 우회전 신호를 기다릴 때 '천천히 기어를 드라이브에 두고 점프할 준비를 하세요. 가다 멈추다 반복해야 합니다' 라고 한 조언이 진짜 도움이 됐어요.
3일차에는 실제로 제 일상 코스를 운전했습니다. 의정부 녹양동에서 출발해서 아이 어린이집까지 가는 길이었어요. 큰 도로로 나가고, 어린이집 근처 좁은 골목길도 통과했습니다. 어린이집 앞에서 평행주차도 성공했을 때 정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게 바로 제 일상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선생님이 '이제 충분히 혼자 다니실 수 있습니다. 당신은 충분해요' 라고 하셨을 때 진짜 눈물이 났어요. 5년을 기다린 이 순간... 너무 감정적이었습니다. 정말 오래 기다렸거든요.
15시간 3일 코스 비용은 50만원이었습니다. 자차운전연수라서 조금 비싼 편이지만 내 차에 익숙해지는 과정이라 후회가 없습니다. 지금은 매일 아이를 데리고 어린이집에 다녀오고, 주말에는 아이랑 나들이도 다녀옵니다. 제 삶이 정말 넓어진 것 같아요. 버스 시간 맞춰야 하는 스트레스는 다 사라졌어요.
내돈내산 후기로 정말로 받길 잘했다 싶습니다. 5년 장롱면허를 탈출하고 싶은 분들, 특히 아이 때문에 혼자 다니고 싶은 분들한테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꼭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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